【포항=뉴시스】강진구 기자 = 포스텍(포항공과대·총장 김용민)은 화학공학과 전상민 교수(43), 주진명 연구원이 실리콘으로 만들어진 마이크로 진동자와 겉은 광촉매 물질이고 속은 자기(磁氣) 성질을 띄는 이중 나노입자를 이용해 새로운 개념의 암 진단 기술을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이 기술은 나노분야 세계적 권위지인 ACS Nano지를 통해 최근 발표됐다.
암 진단에 있어 가장 시급한 과제로 손꼽히는 조기암 진단기술은 물론 다양한 암을 한 번에 진단할 수 있는 기술로도 응용할 수 있어 국내외 학계가 주목하고 있다.
암에 걸리면 혈액이나 체액 속에 특정 단백질의 농도가 증가해 이 단백질을 통해 암 여부를 진단해낼 수 있다.
하지만 조기암의 경우 그 양이 극히 적을 뿐 아니라 이 특정 단백질이 다른 단백질의 농도에 비해 낮아 진단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겉은 광촉매 특성을, 속은 자기 성질을 띄는 나노입자를 합성해 이를 혈액 속에 넣은 다음 자기장을 일으켜 특정 단백질을 분리 및 검출하는데 성공했다.
광촉매 특성을 이용한 금속 환원 반응을 통해 질량을 증가시킴으로서 극미량의 단백질을 검출했다.
그 결과 1ml 혈액 속에 존재하는 0.1피코그램(1/10,000나노그램)의 암 관련 단백질을 단 1시간 만에 측정하는데 성공했다.
기존에 알려진 진단기술로는 수 나노그램, 최대 수십피코그램까지 측정할 수 있었지만 전 교수팀은 그 100배 이상의 적은 양을 측정하는데 성공한 것은 물론 3~4시간이 걸리던 측정 시간(실험실 기준)도 1시간으로 크게 단축했다.
연구팀은 또 마이크로 진동자에 각각 특정 암에만 반응하는 항체들을 붙이고 한꺼번에 다양한 암을 측정하는 기술까지 선보였다.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전상민 교수는 “기존에 사용되던 복잡한 측정 기술에 비해 경제적일 뿐 아니라 동시에 다양한 암을 진단해낼 수 있어 훨씬 효율적인 암 진단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극미량의 암 관련 단백질을 측정할 수 있어 조기암 진단이 가능하고 진단에 걸리는 시간도 단축했다는 점에서 국내외 학계에서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