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박방주] ‘화력발전소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 포집용 건식흡수제’ ‘세계 최고 수준의 유기 염료 태양전지’ ‘중질 나프타에서 올레핀 생산’….

과기부 주최로 제주에서 9~12일 4일 일정으로 열리고 있는 ‘지구온난화 대응 기술의 현재와 미러 워크숍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지구 온실가스 대응 기술이 소개되고 있다. 워크숍에서는 229건의 연구 성과가 발표된다. 과기부 혁신본부 박항식 연구조정관은 “아직 실험실 수준의 연구 성과가 많지만 조만간 실용화할 수 있는 것들도 꽤 있어 그 파급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국에너지연구원 이창근 박사팀은 화력발전소의 굴뚝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 90%를 잡아낼 수 있는 신물질을 선보였다. 모래와 같은 이산화탄소 건식 흡수제 알갱이를 발전소 굴뚝에 설치해 놓으면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이도록 한 것이다. 건식 흡수제는 이산화탄소를 뽑아 응축한 뒤 재활용된다. 이 박사는 이 기술을 적용하면 연간 약 650만t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박남규 박사는 값싸고 성능이 뛰어난 유기 염료 태양전지를 소개했다. 에너지 효율은 11.1%로 실리콘 태양전지의 절반 수준이지만 값이 실리콘의 25% 수준이고 경제성도 뛰어나다. 유기 염료 태양전지는 실리콘 태양전지와는 달리 유리창 대용으로 사용할 수도 있으며, 다양한 색상을 넣어 건물 외벽 장식 겸 전기 생산용으로 사용할 수도 있는 장점이 있다. 박 박사는 “1~2년 안에 상용화가 가능하다”고 했다.

한양대 이영무 교수팀은 이산화탄소를 걸러낼 수 있는 능력이 기존 제품에 비해 500배 이상 좋은 고분자 분리막을 개발했다. 이 성과는 지난해 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돼 세계적인 관심을 끌기도 했다.

SK에너지는 석유화학 제품의 원료인 나프타의 분해 효율을 높여 중질 나프타로부터 올레핀을 대량(수율 60%)으로 뽑아내는 기술도 선보였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에너지를 적게 사용함으로써 10년 동안 460만t의 이산화탄소 저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됐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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