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창호 인천 공장은 지금… 10년 베테랑들 태양전지 테스트 한창

자체 생산시설 '파일롯' 구축… 내년말 상용화 위해 구슬땀
가동땐 1년간1MW분량 가능

#1. 지난 13일 오전에 찾은 인천 도화동의 이건창호 공장 내부. 연 13만 세트의 창호 생산 능력을 갖춘 공장 내부에는 평균 근무 기간만 10년이 넘는 베테랑 숙련공들이 원재료 가공에서 조립까지 하나하나 직접 처리하며 바쁘게 손을 움직이고 있었다. 곽진식 이건창호 제품개발팀 대리는 "절삭 부분을 뺀 전체 공정의 70% 이상을 모두 수작업으로 처리한다"며 "고객의 기호에 맞춰 1만개가 넘는 다양한 제품 조합을 선보일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 공장 한켠 323.4㎡ 규모로 자리잡은 파일롯(pilot) 공간에는 교회의 스테인드 글라스에 못지 않은 화려한 색상과 디자인을 가진 이건창호의 염료감응형 태양전지(DSSC) 제품을 볼 수 있었다. 정성훈 이건창호 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내년말 본격적인 상용화를 목표로 테스트를 진행 중"이라며 "계획대로 진행되면 BIPV(건물 일체형 태양광 발전 시스템) 시장에서 이건창호가 선도적인 위치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88년 창립 후 전통적인 숙련공을 이용한 수작업 방식으로 시스템창호 생산에 주력해 온 창호 전문기업 이건창호가 최근 신성장동력으로 태양광 전지 개발에 박차를 가해 눈길을 끌고 있다. 태양전지를 창호에 부착해 창호를 에너지 생산용도로 사용하는 BIVP 사업에 응용하기 위해서인데, 현재 국내에서 대기업을 뺀 중견기업 수준에서 태양전지의 자체 생산시설까지 갖춰 사업을 진행하는 곳은 이건창호가 유일하다.

이날 찾은 태양전지 생산용 파일롯 시설은 관련 연구를 위한 기존 실험실을 소규모 제조공정이 가능하도록 업그레이드한 것으로, 지난 5월말 공사가 끝난 후 현재까지도 한참 설비 보강이 이뤄지는 중이었다. 정 연구원은 "현재 300mm X 300mm 크기의 셀(전지)을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다"며 "9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설이 가동되면 1년간 총 1MW 분량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7년 태양광 창호 전문 브랜드인 '이건 솔라윈'을 선보인 후, 드디어 본격적인 자가 생산의 첫 발을 내딛은 셈이다.

현재 이건창호가 생산 중인 DSSC는 폴리실리콘을 이용한 기존의 실리콘 전지에 비해 전력 생산효율은 낮지만 하루 중 전기를 발생시킬 수 있는 시간이 2배 이상인데다 가격은 1/3 수준으로 최근 전 세계적으로 주요 업체들이 앞다퉈 개발에 뛰어들고 있는 '차세대 태양전지'다.

특히 건물의 곡선면에도 적용이 가능하고, 단일 색상만 가능한 실리콘 전지와 달리 염료를 사용해 다양한 색상의 제품을 제작할 수 있어 디자인이 중요한 창호 제품에 안성맞춤이라는 것이 정 연구원의 설명이다.

정 연구원은 "DSSC 개발을 위해 2008년 사내 개발 연구소에 관련 부서를 신설해 총 11명의 연구인력이 투입됐다"며 "그 결과 사업추진 3년만에 관련 특허만 42개, 특히 제품 성능에 중요한 내구성 관련 특허만 11개를 취득했을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은 상태"라고 말했다.

다른 곳보다 한발 앞선 이건창호의 이 같은 움직임은 지식경제부가 2013년까지 진행하는 30억 규모의 BIPV 관련 국책사업 담당 기업에 이 회사가 선정되는데 기여했을 뿐 아니라 지난해 10월부터 진행 중인 서울시의 그린테크놀로지(GT) 사업을 수주하는 성과로도 이어졌다.

이건창호가 창호시장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꾸준히 살아남아 새로운 영역까지 개척할 수 있었던 데는 주력 제품인 창호 분야에서 이 회사가 보유한 뛰어난 기술력 때문이다. 정연구원은 "세계 최고 기술력을 가진 창호연구소 슈코사와 독점적인 기술제휴를 맺고 숙련공의 손을 거쳐 차별화된 제품을 생산한다는 점은 이건창호의 전통이자 강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단순히 태양전지를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창호제품에 결합시킨 BIVP를 생산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창호전문기업'으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는데 신사업이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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